Shinjuku cafe 안내 — 자동화 학습 순서 뒤집기
기초부터 차례로 쌓으라는 말은 오래된 조언이다. 자동화를 배우는 경우에는 잘 맞지 않는다.
이유는 자동화라는 대상의 성질에 있다. 자동화는 어떤 일이 반복된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시작되는 작업이다. 반복을 겪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면 배운 것을 어디에 쓸지 알 수 없다. 순서를 지켰는데 쓸 곳이 없는 상태가 된다.
물론 반대가 맞는 경우도 있다. 다루는 대상이 잘못됐을 때 되돌리기 어려운 영역이라면 기초를 먼저 다지는 쪽이 옳다. 손실이 즉시 발생하는 영역이 여기 해당한다. 자동화 학습의 상당 부분은 그렇지 않다. 잘못 만들어도 지우고 다시 만들면 된다.
그래서 나는 순서를 이렇게 바꿔서 본다. 먼저 손으로 세 번 반복한다. 세 번째에서 지겨워지는 지점이 나온다. 그 지점만 자동화한다. 이때 필요한 개념만 찾아서 배운다. 필요를 겪은 뒤에 배운 개념은 잘 잊히지 않는다.
세 번이라는 수에도 이유가 있다. 한 번은 그냥 한 일이고 두 번은 우연일 수 있다. 세 번째부터 이게 계속될 일이라는 게 보인다. 두 번 만에 자동화를 시작하면 다시는 쓰지 않을 것을 만드는 경우가 생기고, 그렇게 만든 것들이 쌓이면 정리하는 데 더 큰 품이 든다.
잘못 가고 있다는 신호도 비교적 뚜렷하다. 배운 내용을 적용할 대상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면 순서가 뒤집힌 것이다. 연습을 위한 연습은 오래 가지 않는다. 이때는 배우던 것을 잠시 멈추고 실제로 반복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적어보는 편이 낫다.
시작 전에 물어볼 세 가지. 내가 반복하고 있는 일이 실제로 있는가. 그 일을 손으로 몇 번 해봤는가. 지금 배우려는 것이 그 일과 연결되는가.